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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명박 : 지키지 못한 약속

꿈을 위해 잠을 잊은 그대에게 2020. 4. 24. 15:17

"이명박! 어머니 면회왔다!"

 

 

젊은 시절, 항일 학생 운동을 하다가 영어의 몸이 된 이명박..

어느날 그의 어머니 채태원 여사가 면회를 왔다.

 

 

'아.. 어머니..'

송구스러운 마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던 아들에게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감옥에서도 공부는 하느냐?

  기도는 하느냐?

  성경은 읽느냐?

  명박아. 나는 네가 별 볼일 없는 놈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참으로 대견스럽더구나.

  앞으로도 네 뜻대로 열심히 살거라"  

 

창백한 얼굴에 흰 소복을 입고 온 어머니는 이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당황한 교도관이 어머니에게 아직 면회 시간이 몇 분 더 남았음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얼굴 봤으니 되었습니다. 고맙소" 라는 말을 하고는 면회를 마쳤다.

 

그리고 이명박이 4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석방된 1964년 10월..

정확히 두달 뒤 어머니 채태원 여사는 세상을 떠났다.

 

 

24세의 나이에 어머니의 임종을 맞이해야했던 막내아들 이명박..

그에게 어머니는 삶의 태도와 인생의 지혜를 가르쳐준 스승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새벽 4시가 되면 어머니는 명박과 형제들을 모두 깨워 기도를 했다.

쌀밥 한끼 먹기가 어려웠던 가정형편이었지만, 어머니의 기도는 달랐다.

늘 "우리나라, 우리민족이 잘 되게 해주십시오."라는 말로 시작했던 어머니의 기도는

나라, 국민, 동네 사람들의 축복을 빌고 난 후에야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게 해주십시오' 라는 짤막하게 끝이 났다.

 

잘 먹지도 못하는데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기도를 하는게 너무나도 힘들었던 명박은

어린마음에 속으로 투덜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해가 밝으면 어머니는 잔칫상, 제삿상을 차려야하는 이웃집으로 명박을 보냈다.

"박아. 오늘은 누구댁 잔칫날이다. 가서 일손 좀 도우고 와라.

가서 잔치 음식에 손도 대지말고 일만 열심히 하고 오너라"

 

 

'아.. 밥도 제대로 못고 잠도 몇시간 못 잤는데.. 무슨 잔치집... ㅜㅜㅜ '

어머니가 가라고 하니 가기는 하지만  왜 가야하는 지도 이해가 되지않았다.

게다가 잔칫집에 가서 잔치음식에는 손도 대면 안 된다니..

어린 명박에게 그것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하지만 이웃들의 집안 대소사를 다 꿰고 있었던 어머니는 매일같이 명박을 이웃집으로 보내 일손을 돕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이웃들도 그런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다. 뭐하러 그렇게 남의 집을 찾아다니는지, 

음식을 얻어먹을 것도 아니면서 뭐하러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갔다.

'아.. 형편은 어려워도 박이네가 자식교육은 똑부러지게 시키는구만'

 

넉넉치않은 형편이었지만 남을 돕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나간

명박의 가족은 동네 어디를 가나 당당했고, 사람들의 존중을 받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길에서 장사를 할때도 어머니의 교육은 달랐다.

학비가 없어 어렵게 어렵게 야간 상고를 겨우 갈 수 있었던 명박은

밤에는 학교를 다니고 낮에는 돈을 벌기 위해 여자고등학교 앞에서 뻥튀기 장사를 해야했다.

고등학교 주간반을 갈 수 있는 또래 아이들에 대한 부러움,

사춘기 소년으로서 추레한 모습으로 장사를 하는것에 대한 부끄러움 등을 느꼈던 명박은 한가지 묘수를 생각해냈다.

'챙이 아주 큰 밀짚모자를 쓰고 장사를 하면 사람들과 눈이 마주 칠 일어 없으니 부끄러움이 덜 할 것이다..'

 

그렇게 모자를 쓰고 뻥튀기를 팔던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가 명박의 모자를 툭 쳤다.

바로 어머니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말했다.

 

"명박아. 장사를 하는데 손님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해야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장사를 하는것이 부끄러우냐? 네가 남의 것을 훔치기를 했느냐, 빼앗기를 했으냐?

 모자를 벗어라. 그리고 당당해져라.

 네가 네 힘으로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살려고 하는것이 도대체 무엇이 부끄러우냐?"

 

어머니의 그 말을 듣고서야 명박은 드디어 깨달았다.

비록 어려운 환경이지만 남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신세를 지지않고,

잘 살기 위해 노력을 하는 일은 전혀 부끄러울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명박은 그 커다란 모자를 벗었다.

  

 

어머니는 풀빵 장사를 하고 아들은 뻥튀기를 튀기며 최선을 다했지만, 삶은 여전히 너무나도 어려웠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가 너무나도 안쓰러웠던 보였던 명박은 

돈을 많이 벌어서 어머니께 새 옷을 꼭 한벌 해드리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명박은 동지상고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대학을 가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삼수생과 대화를 하다가 그 학생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다.

대학은 가야겠는데 정보는 없고.. 그 학생이 다른 대학을 얘기했다면 그곳으로 따라갔을것이라고 술회할 정도로 

도무지 대입에 대해 아는것이 없었던 명박은 고려대학교가 어려운지, 쉬운지도 잘 모른채

청계천 헌책방에서 참고서를 겨우 구해 고려대학교에 응시를 했다.

 

 

그리고는 용케도 합격을 했다.

하지만.. 우골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시의 학비는 너무나도 비쌌다.

명박의 집안형편으로는 도무지 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쌌던지라

합격을 하고도 등록을 할 수가 없었다.

 

용산 시장바닥에서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도 아들의 합격은 기뻤지만,

도무지 학비를 마련할 수가 없어 등록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차에.. 시장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어머니에게 등록금을 주었다.

비록 가게 하나 없이 노점을 하지만, 동료 상인들에게 늘 마음을 써주고 도와주는

어머니는 온 시장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런 채 여사의 아들이 대학에 합격을 했는데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못 간다니..

모든 이들이 발벗고 나서 명박을 도왔다.

명박을 위해 새벽 일찍 나와 시장을 청소하는 일자리를 만들어주고는 등록금을 미리 내준것이다.

 

 

너무나도 고마운 마음에 명박은 하루도 빠지지않고 열심히 시장을 청소했고,

덕분에 학비를 무사히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3학년이 된 후에는 단과대의 학생회장으로서 학생운동(6.3 항쟁)을 주도하게 되고,

그로 인해 4개월여의 형무소 복역도 하게된다.

 

 

그렇지않아도 노점일로 몸이 많이 상했던 어머니는 어릴적부터 고생만 하던 막내아들이

이제는 감옥까지 가게 되자 가슴이 미어졌다.

그로인해 건강은 극도로 약화된 어머니는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였다

.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도 모르는 그런 몸을 이끌고 면회를 갔던 어머니는 아들을 보고도 많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들의 얼굴을 오래보고 있으면 슬픔을 가눌수가 없었기 때문일것이다.

 

얼마후 아들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막내 아들의 석방 2개월 만에 채태원 여사는 세상을 떠나게된다.

 

세상에 와서 복은 누리지도 못하고 고생만 하다 가신 어머니..

어머니의 운명 후에야 명박은 아버지로부터 어머니가 남긴 편지를 읽게 된다.

 

명박아, 나는 너를 믿는다.

무엇이든지 네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신을 갖고 살아라. 항상 정직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라..

 

 

혹시 아들에게 면회를 가기도 전에 세상을 떠날것이 염려되어

몇달전에 미리 써놓은 유언의 편지였던 것이다..

 

늘 당당해라. 부지런히 살아라.

 

어머니의 이러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채 열심히 살았던 막내 아들은

20대에는 이사가 되었고

30대에는 사장

40대에는 회장

50대에는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이 되었으며 

60대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아들 명박은 어머니와의 지키지 못한 약속 떠올리면 지금도 눈시울을 적신다.

 

 

새 옷을 한벌 해드리겠다고 꼭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 옛날의 막내 아들은 이제 70대의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 회한은 가슴에 남아 아들의 눈시울을 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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