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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네이버 지식인 – 컴퓨터프로그래머 미래전망
언론에서 하는 말은 그대로 믿지 마세요.
haaej 2012.06.14 00:33
우선 저는 현직 JSP, JAVA를 주력으로 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고
그 외에 비주얼베이직과 PHP, C도 가능하며
경력은 11년차입니다.
언론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미래 유망직종이라는건
그저 ‘취직이 잘 되니까’ 얘기하는겁니다.
그런데, 취직이 왜 잘될까요?
그만큼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에 사람이 항상 모자라는겁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배우러 오는 사람들은 넘쳐납니다.
그러나, 이 쪽 방면의 현실을 깨닫고 나서는 전부 포기합니다.
그렇다면 이 쪽 방면의 현실은 어떠할까요?
1. 우리나라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건설직 단순노동자로 인식됩니다.
프로그래머들이 종사하는 사업 자체가
대부분 대기업 컴퓨터 프로그램과 정부 공공기관 사업들이며
언뜻 보면 건설과 비슷해보이지만 알맹이는 판이하게 다른데도 불구하고
체계 뿐 아니라 실제로 급여나 경력도 건설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으며
심지어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 대한 대우도 건설직 단순노동자로 인색합니다.
국내 일류대 출신 프로그래머들도 가끔 만나서 얘기해 보는데,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 ‘내가 왜 이 길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며 한숨만 쉽니다.
자기 동문들은 전부 대기업에서 높은 임금을 받으며 좋은 환경에서 일 하거나,
공무원이 되어 누구 눈치도 안보고 널널하게 일하면서
외부에서 들어온 업체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하고 반말과 농담을 하면서 하대하는데,
자신은 동문 출신같은 사람들에게 항상 긴장을 하고 존댓말을 쓰며 시녀 내지는 노예와 같이
고객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합니다.
외국과 같은 계약적 수평관계가 아닌, 수직적 문화에 주종관계로 이루어진 한국에서는
일을 부리는 사람이 ‘주인’이고, 일을 수행하는 사람은 ‘재주부리는 곰’입니다.
대우든 급여든 ‘재주부리는 곰’이 아무리 뛰어나도 ‘주인’을 앞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프로그래머가 고객사의 말단직원 만큼이라도 동등한 대우를 바라는 것은 중죄입니다.
같은 밥상에 앉아도 고객이 갈비를 굽고 맥주를 먹으면, 프로그래머는 갈비탕에 냉수를 먹어야 하고,
같은 술자리에 앉아도 고객이 양주를 마시면 프로그래머는 맥주를 마셔야 합니다.
만약 프로그래머가 고객보다 더 좋은 음식이나 더 좋은 술을 마시면
고객은 ‘어허~ 이 회사 돈 잘 버는 모양이네~’, ‘어이~ 사장님! 혹시 견적내시면서 우리한테 바가지 씌우신거 아니예요?’라면서
프로젝트 끝날때 까지 프로그램 개발회사와 그 인력들을 비틀어 말려서 고문합니다.
2.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미래가 없는 직업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직업수명은 길어야 40살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자신의 직업수명을 더 늘리겠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주변에서 40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써주지 않습니다.
40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한 고객이 싫어합니다.
25 ~ 32살의 어리고 말 잘듣고 밤 잘 새고, 휴일에도 출근하고, 코딱지만한 연봉을 주고도
무조건 말 잘듣는 어린 프로그래머들을 고객들이 선호합니다.
아무리 유능해도 40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쓸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40살부터는 PM이라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하는데,
PM의 역할은 본래 ‘프로젝트 사업을 관리하고, 고객과 협의를 하고 정책을 설정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의 욕설과 폭언을 들어주고,
고객쪽 사람들을 쫓아다니고 술을 따르며 개처럼 아양을 떨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아무리 난리를 치고 생사람을 잡고 사람을 괴롭혀도 무조건 웃는 표정으로
고객을 대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기업은 웬만하면 외부 프로젝트 PM을 자사의 정규직으로 안 쓰고
임시계약직을 데려다 씁니다.
3. 중노동도 이런 중노동이 없습니다.
프로그래머들이 일단 프로젝트 수행을 하면,
12개월이라는 개발기간이 주어졌을 경우,
4개월차에 중간보고회, 10개월 차에 완료보고회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중간보고회에서는 높은 분에게 보여주는 시연업무이므로 일단 모든 기능과 화면디자인이 돌아가야 합니다.
기간은 12개월이지만 사실상 개발은 4개월만에 끝내야 하는거죠.
버그가 생겨도 안됩니다. 버그가 생기면 그야말로 난리가 납니다.
중간보고회 때까지 프로그래머들은 전부 밤 11시까지 야근을 하고 막차를 타고 가며
휴일에도 아침 9시까지 나와서 10시까지 야근을 해서 프로그램 개발을 해야 합니다.
이게 2005년도 6월의 일입니다.
만약 그 일정을 못 맞추면 가짜 데이터와 가짜 화면을 만드는 사기라도 쳐야 합니다.
걸리면?
사장만 잡혀들어가는게 아니라 프로그래머도 잡혀들어갑니다.
시키는대로 했을 뿐인데 같이 처벌받는건 부당하다구요?
그건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복종’의 불가항력을 대해 인정을 하는 외국의 경우에나
높은 사람을 처벌받지, 대한민국은 그런거 없습니다.
만약 일정이 촉박해지면 그 때부터는 3일씩 잠을 안자고 개발하거나,
하루에 3 ~ 4시간씩 찜질방에서 자면서
하루에 20시간, 주당 100시간이 넘는 노동을 3개월 가량 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이틀동안 잠 안자고 프로그램 짜 봤나요?
눈이 충혈되고, 손발은 저리며, 손은 부들부들 떨립니다.
이게 2010년도의 일입니다.
‘을’급 대기업 회사와 ‘병’급 중견기업이 일 문제로 싸움이 붙었는데,
‘을’급 대기업 직원이 ‘병’급 중견기업 직원들을 죽도록 못살게 굴었습니다.
‘너희들 전부 퇴직시키고, 회사도 이 사업에서 철수해서 망하게 만들겠다’ 이거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해내야 합니다.
못 해놓으면 그 다음날 관리자에게 개,돼지처럼 폭언과 협박을 당합니다.
이렇게 중노동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정신도 하나도 없고 악에 받쳐서
창문만 보이면 뛰어내려 죽고 싶은 심정이 생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대로 죽으면 이 억울함을 아무도 몰라준다’는 생각 때문에 끝까지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병에 걸려서 회사를 그만두고 앓아눕는 프로그래머들이 많습니다.
N모사에서 일하던 프로그래머가 철야와 야근의 연속으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겼는데 면역이 너무 저하되어 결국 폐 한쪽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0917155005
(2009년 1월)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오픈마켓은 프로그래머들을 잠도 안재우고 하루에 20시간씩 굴리기로
유명해 컴퓨터 프로그래머들 사이에 ‘생지옥’이라는 별명을 얻은 곳도 있습니다.
그 ‘생지옥’의 사업팀장은 프로그래머들이 밤 9시 30분에 퇴근하는 것을 목격하고 다음날,
‘프로그래머는 사람이 아니야~ 프로그래머는 낮에는 업무보고, 밤에는 개발하는 기계가 돼야돼~’
라고 말했습니다.
(2008년 6월)
‘아파트’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개발기간이 1년이라면,
개발 10개월차에 고객이 갑자기 뭔가 상상력이 떠올라 설계변경을 요구합니다.
한 동이였던 아파트를 네 동으로 쪼개고, 층을 다섯층 더 올리도록 요구하고,
새로 올리는 층은 오피스텔 용도로 만들어야 하니 외벽을 유리로 하는 등 다 바꿔서 만들라고 합니다.
그럼 프로그래머들은 난리가 납니다.
그러면 담당자는 실실 쳐웃으면서 ‘그게 뭐 어렵다고 그래? 4등분 하면 되잖아?’라며 프로그램 변경을 강요합니다.
말이 변경이지 재개발입니다.
프로그래머들은 ‘이래 이래서 안되고, 저래저래서 안되니까, 다음 사업에 하시자’고 하면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우면서 주말에 나오든지 철야를 하든지 모르겠으니 무조건 해 내라고 생떼를 씁니다.
그러면 프로그래머들은 미친듯이 야근과 철야를 하고
식사를 거르거나 책상에 앉아 김밥으로 대충 때우면서 일을 해가지고
겨우 아파트를 네동으로 쪼개고 오피스텔 다섯층을 만들어 놓으면,
관리자가 하는 말이 ‘그봐~ 할 수 있으면서 왜 못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래~ 쯧..’이럽니다.
여기서 프로그래머들은 프로그래머가 된 것을 크게 후회합니다.
명문대 출신 프로그래머들은 일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주변인들에게 프로그램 개발 말고 괜찮은 자리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해서 사무직으로 갑니다.
30세가 넘지 않았으면 대기업 공채를 도전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급조되어 재개발된 프로그램의 내부와 연결부위는 엉망입니다.
배선을 어떻게 깔았는지도 기억도 안나고, 곳곳에 사고덩어리들이 도사리고 있죠.
그래서 또 밤낮없이 미친듯이 개발했던 코드를 다시 뜯어보면서
미친듯이 디버깅을 하면서 버그를 잡습니다.
도합 코드 1만라인에 100여개의 로직을 개발했다고 생각해보세요.
100여개의 로직 중에 하나라고 계산이 1이라도 틀리면 진짜로 난리 나는겁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은 항상 피가 마르고,
영화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크루거에게 쫓기듯 잠도 못자고 시간에 쫓깁니다.
이게 다냐고요?
그 다음엔 ‘아파트’를 공중에 띄워달라고 합니다.
그냥은 못 띄운다니까 ‘아~ 거 능력들 없네. 우리가 괜히 중급들 데려다 쓰는 줄 알아?’, ‘그럼 와이어라도 걸어서 공중에 올리세요.’ 이런식입니다.
요구사항이 끝이 없습니다.
건설의 아파트는 일단 화장실은 타일을 붙이고 변기를 넣고 거울을 건다는 ‘기본 상식’이라는 기능이 있고,
요구대로 만들면 나중에 뜯어낼 수도 없고,
추가요구를 하면 재료가 들어가니 고객이 감수를 하지만,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머들만 굴리면 다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부려먹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 개발은 완전한 설계는 있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요구사항과 설계는 매번 바뀌지만,
일정은 거꾸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부담은 프로그래머들의 몫이 되어버립니다.
2개월 남겼으면 못 간 휴가들 갔다오고 버그나 잡고 마무리 해야 할 시간인데,
일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쥐어짜지 못해 안달입니다.
그래서 능력이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더 협박을 받고 끊임없이 쥐어짜집니다.
관리자들은 못하는 애들한테 소리지르고 짜증 내봐야 말도 안통하고 일이 안되니 답답하지만,
잘 하는 애들한테 소리지르고 짜증내고 협박하면 밤을 새든 다 만들어집니다.
다른데로 가면 되지 않냐고요?
공공기관이든 대기업이든 어딜 가든지 다 이렇다는게 문제입니다.
어차피 대한민국 전산업종 바닥은 공공기관 아니면 대기업이 98%입니다.
게다가 부당하다고 호소를 하거나 잘못된 점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한민국 산업과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다 쥐고 있는 대기업들이기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자기네 계열사에서는 일을 못하게끔 만들어버립니다.
대기업이 대한민국에서 TV 만들었는데 불매운동 때문에 거의 판매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회사는 그대로 망하는겁니다.
프로그래머들은 일년 내내 그런 일들을 당하고 삽니다.
위에 설명을 드렸다시피,
프로그래머는 지식기반 정신노동자이지만, 생산직 노동자이기도 한 독특한 직종입니다.
그러나 공장라인이 아니라, 책상에 앉아서 제품을 생산한다는 이유로
야근이나 철야, 휴일근무 등의 연장근로수당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야근과 철야, 휴일근무가 공짜다보니,
실제로도 죽도록 쥐어짜도 공짜니까 신나게 강요하고 시켜먹습니다.
그래서 능력있는 프로그래머들은 대부분 철야와 고객의 협박의 트라우마로 정신장애를 겪거나 병을 얻고,
개발을 그만두고 이 업계를 떠나버리거나,
중소제조업체의 전산실로 도망을 가서 적은 임금을 받고 모니터링 업무만 합니다.
4. 인권과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 조직폭력배와 양아치의 천국입니다.
일도 힘든데다 프로그래머는 특성상 고객사의 내부자료를 많이 만지니
고객사에게 파견되어 일을 하게 되고 고객사 직원들의 통제에 따라야 합니다.
고객사 직원들은 폭언과 욕설을 하면서
프로그래머들을 잡아온 노예처럼 무식하게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프로그래머들은 회사가 곤란해질까바 한마디 항변도 못하고 듣고만 일 합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은 항상 주눅이 들어있고 표정이 어두운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업무환경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어떤 곳은 한여름에 ‘닭장’이라는 곳이라는 곳을 마련해 프로그래머들을 20명씩 몰아넣고
에어콘도 없이 업무를 시킵니다.
노트북과 파일서버에서 나오는 열기 때문에 그 곳 온도는 32도까지도 올라갑니다.
잠 못잤죠, 무지무지 덥죠. 아주 환장합니다.
그리고 그 옆 회의실에서는 살벌한 소리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도저히 일도 힘들고 분위기도 살벌해서 그만 둔다고 하면,
별로 필요가 없는 인력이라면 ‘당장 오늘 그만두라’며 그 동안 일 한 돈도 안주고 내쫓습니다.
그 동안 일 한 돈을 달라고 요구하면 프로그래머를 으슥한 비상계단으로 끌고가
‘니가 한 일이 뭐 있냐?’, ‘너 때문에 오히려 프로그램 개발 일정이 밀렸다’며 욕설과 폭언을 합니다.
어떤 곳은 발길질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2008년 10월. 폭행은 인정하는데 무죄라네요.
일 시켰는데 다 못했으니 때려도 된댑니다.
http://www.okjsp.pe.kr/seq/127365)
만약 절실히 필요한 인력이라면 ‘너 이거 사업 끝날 때 까지 책임져! 개발 안 끝내놓으면 다시는 이쪽 업계에서 발 못들이게 밥줄을 끊어놓을 줄 알아! 알았어?!!!’라고 말하며
무시무시한 표정과 말투로 폭언과 협박을 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램 업종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은 항상 주눅이 들어있고 표정이 어두운 경우가 많습니다.
미친듯일 일을 쏟아내고,
개발 말기에도 요구사항을 내 놓으며 개발을 하라고 하는데,
매일 야근에 철야, 휴일근무까지 한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로직을 짰는데 버그가 안생기면 이상한거죠.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은 유능해도 항상 ‘죄인’취급을 받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인 프로그래머들이 전부 다른 직업으로 전환을 해 버리니까 프로그래머들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관리자들이
‘한국인 프로그래머는 안된다’면서 외국인들 데려다 써보자고
인도인들과 조선족, 중국인들을 데려다 썼는데,
얘네들은 한국사람처럼 고분고분하지 않고 항변하고 대듭니다.
오후 6시 되면 집에 가려고 가방을 챙기는데, 관리자가 와서 자리에 앉으라고 하면 무시하고 가 버립니다.
인도 프로그래머는 야근을 하라고 하면 계약사항에 없다고 무시합니다.
조선족 프로그래머의 경우는 관리자와 멱살까지 잡은 적이 있습니다.
외국 프로그래머는 일정이 밀리면 ‘애초에 안되는 일정을 줬다.’면서 일정을 더 늘려달라고 합니다.
이들은 결국 우리나라의 야근과 휴일근무까지 시키면서도 추가수당 한 푼 안주고
욕설과 폭언 등 비인간적 현실에 질려서 다들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이게 불과 2007년도의 일입니다.
한동안 외국인 프로그래머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다가 썰물처럼 다 빠져나갔죠.
5. 임금이 생각처럼 높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연봉은 5년차까지는 좀 높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안 올라갑니다.
게다가 고용안정성도 심하게 떨어집니다.
공중파에서 조사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평균 근속년수가 2년6개월입니다.
A라는 회사에서 2년6개월 일 하다가 회사가 망하거나, 매일 야근과 철야, 박봉에 지쳐서
때려치고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계약직 프로그래머들의 경우 대부분 파견직인데,
아무리 날고 기어도 고객사의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고객사 정규직보다 계약직 프로그래머들이 돈을 더 많이 받으면
고객사는 정규직원의 이탈이라든가 심적 박탈감으로 인해 업무수행을 잘 안하고 짜증을 내므로,
계약직 프로그래머들에게는 많이 줘봤자 고객사의 대리급 정도의 급여만 지급합니다.
이것은 공공기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계약직들은 노예처럼 대우받고,
정규직들 다 6시에 퇴근하면 계약직 프로그래머들은 저녁 10시에 퇴근합니다.
프로그래머도 6시에 퇴근하면? 위에서 말했다시피 다음날 불러다가 경고와 협박을 합니다.
게다가 위에 관리자들은
말은 아주 교양있고 생각해 주는 것처럼 말하지만,
말의 뼈에는 항상 무시와 멸시, 개,돼지를 다루는 뉘앙스가 담겨있습니다.
물론 관리자들은 똥오줌 못 가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파견직 프로그래머는 ‘죄인’입니다.
잘 못해서 사고나면 잘 못했으니 죄인,
잘 했는데도 관리자 잘못으로 사고나면 관리자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했으니 죄인이죠.
그렇게 맨날 죽도록 부리다가 병 나면
‘체력이 약해서 어디 프로그래머 하겠냐’며 다음달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고 폐기처분합니다.
그리고 다른 프로그래머를 또 뽑습니다.
‘돈 적게 주고 많이 부리자.’
‘말 안들으면 폭언하고 욕설하고 협박하자’
프로그래머에 대한 대우는 딱 요겁니다.
6. 프로그래머는 전문직이 아닙니다.
전문직의 요건이 성립되려면 ‘급여’와 ‘대우’가 좋아야 하는데,
프로그래머는 급여에서도 별로 좋지 않고 대우도 좋지 않습니다.
먼저도 말씀드렸지만,
밤을 새서 일하는 철야도 많고, 야근은 거의 매일마다 합니다.
어쩔 때에는 6개월 연속으로 주말에 출근하고,
그래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은 여자친구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자를 만날 시간도 없고,
남들 휴가 갈 때에는 휴가를 못 가기도 합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쪽 프로그래머들은 명절은 아예 쉬지도 못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프로그래머가 될 노력이면
차라리 그 노력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 정규직으로 가든지,
공무원 시험을 봐서 공무원이 되는게 좋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되려고 하다가 공무원으로 진로를 바꾼 사람들이 많습니다.
급여, 복지, 대우, 직업안정성 모든 면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보다는 공무원과 공기업, 대기업이 100배는 좋습니다.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이 되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노예처럼 부리면서,
컴퓨터 프로그램도 공짜로 마음껏 배울 수 있습니다.
+추가글2
원문: 한국 프로그래머의 현실
IT고급인력을 2만명 양성하겠다는 기사를 보고 섬뜻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혹시나 또 이전 정부들이 했던 삽질을 반복하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전 IT쪽... 게임쪽 프로그래밍을 회사를 설립했었고 (그 회사는 아직도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수많은 게임쪽 강의도 출강하고 회사들의 프로그래밍적인 컨설팅을 많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게중에는 IT업체들도 있습니다.
제가 프로그래밍이 제 천직이고 또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입장에 있다보니... 참 정부가 했던 너무 한심한 짓들이 답답하기 그지 없더군요.
지금 현재 업계는 프로그래머가 씨가 말랐다고 할 정도로 인력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고급인력은 거의 없다시피하죠.
어떤 중소기업은 프로그래머가 없어서 1년동안 사람을 찾다가.. 몇명을 찾았는데.. 정말 기초적인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그것도 회사가 인력난이란 점을 악용해서 프로그램 고급인력인 것처럼 거짓말을 해서 월급받으며 버티다 다른 회사 옮기는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이런 상황에서 IT업계의 인력난이 무슨 석박사 인력 확충한다고 해서 해결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답합니다. 정말...
대한민국 전산과 교수님들 정말 딱까놓고 프로그래밍 할줄 아는 분 몇분이나 있습니까? 실무에는 거의 무뇌한이고 외국물 먹고 명문대에서 간판따왔다고 어디 프로그램 건들수나 있는 분들인가요? 영어문서나 잔뜩보고 온 분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수십년전에 프로그래밍 지식가지고 있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제가 정말 수많은 교수님을 만나뵜지만 제대로된 프로그래밍을 할수 있는 분은 없었습니다. 번드르르한 말과 용어만 입에 붙어 있을 뿐 실무 프로그래밍 한줄 짤수 없는 분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석박사 기르면 그 사람들이 실무능력이 있나요? 실제로 실무지식이나 능력자신사람에게 석박사 학위주는 건강? 그거 아니죠...
실제 프로그래밍을 할수 있고 IT개발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석박사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냥 책에 나오는 용어 번드르르하게 외우고 다니는 사람들일뿐 실무능력이나 실무감각은 엄청나게 떨어져서 실무에서는 거의 필요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IT업계의 인력난을 타계하실려고 한다면 석박사같은 소리 하지마십시요. 그 사람들이 오히려 IT업계를 좀먹는 기생충에 가깝습니다.
한가지 또 말씀드리자면... 실제로 프로그래밍이나 그기에 관련된 최신기술들 기법들 실무능력 노하우.. 그런 것에 대한 최신 이론들을 접하고 실무에 적용시킬수 있고 판단능력이 있는 분들은 정말 IT업계의 소수의 인력들입니다.
그들이 유수 대학의 교수도 아니고.. ETRI같은 연구소에 연구원들도 아닙니다.
근데 아시다시피 대학은 특성상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석사 혹은 박사이상의 학위가 있어야하고 또 간판.. 그것도 외제로 번드르르 한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교수가 될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근데 실무능력을 가진 분들 대부분은 그런 학위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소수의 학위있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없습니다. 주로 석박사 따는 사람들은 특별히 취직해서 할일은 없고.. 뭐 능력도 없고... 그래서 간판따는 목적을 박사과정까지 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란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대학교에서 정말 실력있는 사람은 교수로는 택도 없고 대부분 시간강사로 구해야합니다. 근데 실무로도 바쁜사람들이 그 쥐꼬리만한 수당.. 시간당 한 3~4만원 되나요? 그거 받을라고 강의 나가겠습니까????
지금 대학교 가보십시요 강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말도 안돼는 쿼리큘럼을 가진 대학이 태반이고.. 실무랑 전혀 동떨어진 IT고전만 업조리는 곳도 태반이고.. 학생들은 과연 이걸 배우면 우리 프로그래밍 할수 있나며 의문을 달고 있을 정도입니다. 학생들의 IT기술들은 스스로 배우거나 혹은 책 선배 자체적인 스터디를 통해서 익히는 것이지 교수들에게 배우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아주 기초적인 내용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그리고 공대의 특성상 강의텃세란 것이 있습니다. 괜히 같은 내용을 영어섞고 기호와 공식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버린다는 겁니다. 같은 내용 제대로 설명하면 10분이면 설명되는 것들이 대학강의에서는 몇시간씩 그런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말하자면 학계의 방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말 제대로된 인력이 양성될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석박사 인력으로는요...
아마 석사인원늘리면 그냥 교수 몸종만 늘어나는 것에 불과할겁니다.
이런 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시간이 급해서인지 김대중 정권때 단기간 거의 6개월 과정으로 엄청난 IT인력을 양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IT쪽에 있는 분들은 그때 다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IMF실업대책과 겹쳐 그런식으로 6개월 과정으로 엄청난 인력을 양성했는데...
이 인력들이 오히려 IT업계에 엄청난 타격이었습니다.
프로그래머란 것이 그렇게 단기간에 양성되지 않습니다. 고급프로그래머는 실무에 들어가서 거의 몇년씩 뼈빠지게 노력해야 그나마 어느 정도 고급프로그래머가 되는 겁니다.
근데 6개월 단기과정으로 인력을 대량으로 쏟아내니... 6개월 과정만으로 프로그래머란 이름 들고 수만명이 쏟아져 나오니 어떻게 되겠씁니까?
프로그래머들이 넘쳐나는 겁니다. 실제로는 제대로 된 프로그래머가 아닌데 이름만 프로그래머로 타이틀을 단것에 불과한 사람들이죠.
그러다보니 당시 그나마 대우가 좋았던 Web 프로그래머가 이 엄청난 인력에 파뭇혀 급여가 똥깞으로 떨어진겁니다.
그러다보니 더이상 Web 프로그래머에 우수한 인력들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 되버린겁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프로그래머는 많지만 정작 제대로 된 인력을 뽑기는 더 어렵게 되버렸고 그나마 믿을만했던 경력이란 것들도 6개월 단기과정을 거친 실력없는 인력들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일수만 채운 경력들이 많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 제대로된사람인지... 찾기가 더 어려워진겁니다.
대부분의 인력담당자가 그런 소리합니다. 프로그래머 200명정도 이력서와서 면접봤는데 그나마 쓸만한 사람은 3명도 안되더라고요... 사태가 이렇게 된겁니다.
또 그 6개월 과정 덕택에 프로그래머는 누구나 쉽게 할수 있는 허접한 직업쯤으로 전락하게 된겁니다. 상상해보십시요. 6개월 단기과정의 의사 혹은 6개월 단기과정 변호사.. 자 6개월이면 누구나 의사나 변호사가 될수 있습니다!!! 그러면 의사나 변호사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될까요??? 우습게 보이겠죠.
넘치는 인력에 우숩게 전락해버린 직업에 대한 이미지로 인해 사장님들은 더 싸게 급여를 후려치고 더 열악한 근무조건을 요구하고.. 그러다보니 우수한 인력은 더더욱 안 들어오고... 저급인력이 넘쳐나니 오히려 피해입고 쓰러져가는 회사는 넘쳐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오는 겁니다.
문제는 그뿐 아닙니다. 단기과정에서 그나마 마칠수 있는 분야는 한정적입니다. 고급부분인 Application Programmer는 거의 손을 못대고 대부분 손쉽게할수 있다는 Java, Web, DB 뭐 그런쪽으로 다 빠져버린겁니다. Application Porgramming중에서도 고급은 C++은 거의 없고 거의 C문법 겨우 아는 정도의 인력만 넘쳐나니...
그 저급한 인력들이 들어가서 개발하는 결과물은 결국 저급한 품질을 낳게 되는 것입니다.
고급이고 성능좋고 어렵지만 짜기 힘든 Application Programming은 많이 줄어들고 그걸 대신해서 간단한 언어들로 모조리 대체대버리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IT의 전반적인 질적하락을 유도한 것이 된겁니다.
김대중정권때의 그 무책임한 정책때문에 이미 망가진 IT업계이미지는 회복하기 힘들지경입니다. 과거 프로그래머 그러면 그나마 알아주는 엘리트직급에 속했지만.. 요즈음은 3D업종에 비전없는 사람 소리 들을 정도란 말입니다.
이렇게 만들면 어떻게 IT가 발전할수 있나요 IT는 공장도 없고 시설도 없습니다. 단지 99%가 고급인력의 머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산업인데.. 이렇게 되버렸으니 우리나라 IT는 어떡하란 말입니까..
정말 그외에도 수많은 문제들이 보이지만.. 도대체 이건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밑이 없을 정도로 틀어져 있습니다. 한두사람이 바꾸는 것만으로 우리나라 IT업계가 정상으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답답할 지경입니다.
근데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건... 또다시 IT고급인력이랍시고 석박사같은 IT업계의 기생충 늘리지 마시고... 일게 학원에 지원금줘서 6개월 단기과정 저급인력 대량으로 양성하지 말아주십시요....
가장 해결책을 적절한 것은 정부에서 제3의 교육기관을 좀 육성해주십시요. 대학처럼 석박사나 번드르르한 간판달아야 강의할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고 사설학원처럼 돈만벌기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든 하는 그런 곳이 아니라 실무자들이 인력을 양성할수 있고.. 또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양성할수 있는 제 3의 교육기관.. 기업도 그기에서 배출된 인력은 신뢰할수 있는... 제 3의 교육기관...
IT면 IT 혹은 게임업체면 게임업체 해당 기업체들이 직접 실무적인 교육과정에 관여를 하고 믿고 졸업인력을 데려갈수 있는 그런 교육기관을 말입니다.
이는 정부자금으로 지원되어야합니다. 제가 해보니... 그게 정말 중요합니다. 교육기관이 학생들 등록금으로 운영되게 되면 답이 없습니다. 왜냐면... 그 학생의 자질이 모자라도 짜르질 못하니까요... 학생들의 눈치만 보게 되니까요... 강하게 학습을 드라이브할수도 없고.. 그들이 이해할만한 얄팍한 지식만 알려줘서 만족감주고 대충 취업할수 있도록 꽁수알려주고 뒤에서 다 지원해줘서 취업만 해주게 해줘야 하니까요... 이런 인력이 양성되서는 절때 IT업계에 도움되지 못하고 곧 신뢰를 잃어버립니다.
학생이 열씸히 하지 않으면 맘놓고 짜를수 있고.. 경쟁을 유도해서 탈락한 학생들은 그냥 도퇴시킬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야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합니다.
제대로된 교수나 강사를 섭외하기 위해서 실무랑 거리먼 대학교수들로는 안됩니다.
정부예산이든 혹은 기업후원이든... 학생등록금만으로 운영되지 않아야합니다!!! 실무능력이 있는 인력이 강의를 할수 있는 곳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근데 처음부터 기업후원이 있을 수 없으니 기업후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때까지 정부자금으로 운영되는 제대로된 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삼성 SDS멀티캠퍼스처럼 여러 과정을 개설했다 폐지했다하는 곳은 안됍니다. 해당분야 전문 교육기관이어야한다는겁니다. 기초과정이면 기초과정... DB면 DB, 웹이면 웹,,,, Application이면 Application, 게임이면 게임..., Network이면 Network 어느정도 분야를 정해서 독립적이고 지속적으로 될 필요있습니다.
그리고 양적으로 수만 채우려고 하지마시고 그냥 좀 인력 모자란 상태로 내비두십시요 그게 오히려 더 빠른 해결책입니다. 그래야 기업에서 처우가 개선되고 그것이 알려져야 다시 고급인력들이 들어옵니다. 어설프게 인원만 채우려하다가는 이전의 전처를 또 밟을겁니다.
정말 할말은 너무 많지만... 여기서 줄입니다. 제발 이번엔 IT죽이지 않도록 제대로된 정책써주십시요. 무심코 던진 돌맹이에 깨구리 죽지 않도록 말입니다.
세줄요약
1. 2000년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IT 강국을 만든다고 개나소나 다 IT업종에 취직시켜줌, 똥만 싸지르고 끝내버림
2. 인력은 넘치고 쓸만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어짐 (교수나 석,박사들도 그냥 타이틀만 가지고 있지 실무에선 죶밥이라 함)
3. 양적인 인력보다 질적인 인력을 중점에 둔 새로운 교육기관 같은걸 만들자 함
+추가글3
원문: 네이버 지식인 – 프로그래머에 대한 질문
Q.
안녕하세요. 올해 고1된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프로그래머라는 직종에 대해서 지식인여러분들에게 여쭈어 볼려구 하는데요 ....
일반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여러 프로그래머들의 삶을 보면 정말 순탄하지 않고 야근이 정말 많고 나중에 무슨 치킨집차리면 성공한거라 그러는 식들로 말씀들 하시는데 정말 이게 현 프로그래머분들의 현실인가요? 그리고 프로그래머라는 것이 아무래도 공과쪽이라다 보니 학벌과는 관계없다고 하는데 학벌이라는 걸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왜 계속 좋은 대학교만을 사람들이 고집하는것이죠? 저는 우선 목표를 서울대/고려대 컴공과쪽으로 노려보고 있는데 프로그래머의 삶이 고되고 힘들어도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외국에 나가서라도 제가 원하는 일은 하고 싶습니다만, 정말 한국의 프로그래머들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것인가요?
A.
여러 프로그래머들의 삶을 보면 정말 순탄하지 않고 야근이 정말 많고 나중에 무슨 치킨집차리면 성공한거라 그러는 식들로 말씀들 하시는데 정말 이게 현 프로그래머분들의 현실인가요?
기준에 따라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국내 유수 대기업 시스템사나 외국계 대기업 시스템사 등 초과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꼬박꼬박 나오는 대형기업에서 10년 이상 오래 근무한 공채직 경력프로그래머들은 돈을 3~5억 정도는 모을 수 있으니 저 말이 틀린 것이지만,
나머지 중견기업이나 소기업에 다니며 대기업과 공공기관, 공기업으로 파견근로를 나가는 경력프로그래머들은 임금도 높지 않은데 초과근로수당과 휴이근로수당도 없고 파견지에서 대기업과 공공기관, 공기업 정규직원들의 무시와 비인간적 대우를 받으며 10년 일해봤자 고작 8천~1억5천 모을 수 있으니 그들에게는 저 말이 맞는 것이죠.
대기업에 공채로 취업하면 월500시간을 일하더라도 연봉3300~4300만원에 초과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 1000~2000만원이 추가되고, 힘들게 일하더라도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새벽퇴근을 해도 택시비 등을 받고 힘들면 연차휴가 등을 쓸 수 있지만,
중견기업이나 소기업에 다니면 월500시간을 일하더라도 정해진 연봉 2000~2400만원에서 단 한푼의 수당도 붙지 않는 공짜노동 무료봉사를 해야 되니까요. 거기다 대부분 대기업과 공공기관, 공기업으로 파견 나가서 죽도록 일하고 새벽퇴근을 해도 다음날 정시출근을 해야하고, 택시비를 사용해도 회사에서 '니가 못해서 새벽까지 근무한거니 니 돈으로 충당해라'라며 택시비 지급을 거부하니 프로그래머들은 실제 임금을 받아도 10~20%는 택시비 등 재경비로 돈이 나가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심지어 야근을 하는데 저녁식대도 지급을 안하고 자기 돈으로 사먹는 프로그래머들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프로그래머가 다 그렇진 않지만 대기업에 공채된 1%와, 운이 좋아 좋은 회사에 채용된 1%의 프로그래머를 제외한 나머지 98% 프로그래머들은 능력의 상하에 상관없이 대부분 좋지 않은 인생을 사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이 힘들고 돈 모으기도 어려우니 결혼도 늦게 하지요.
그리고 프로그래머들이 가진 학력과 노력, 경력에 비해 임금이 박하고 근로조건이 나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중견기업을 기준으로 한 정규직 10년차 경력직 프로그래머 월급이 250~300만원인데요. 대체로 연구/개발직의 근무시간은 주당90~140시간, 월로 환산하면 400~500시간 부근이 됩니다. 문제는 초과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이 없다보니 단순계산해도 10년차 경력직 시급이 6250원, 제조업 기준 특별근로수당을 적용하는 1.5배 임금계산에 의한 시급으로 따지면 시급이 4000원 수준이라는 기가막힌 금액이 나옵니다.
현재는 컴공과가 별 볼일 없지만...
1994년도 인터넷 사업이 한글과 컴퓨터에 의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고, 1997년 영화 접속, 하이텔, 나우누리 등이 생기고, 방송에서 인터넷으로 연애와 결혼을 한 커플들이 쏟아져 나오는 등 인터넷 닷컴시대가 열리면서 의대만큼 경쟁률과 커트라인이 심화 되었습니다. 현직에서 활동하는 경력직 프로그래머들 대다수가 바로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시기까지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사람들은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차라리 공부 좀 더 해서 의대 갈껄.', '차라리 다른 과 가서 졸업하고 7급 공무원 시험을 볼껄.', 일류대 출신들은 '창업한다고 깝치지 말고 공채 준비나 잘 할껄.'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인문계 고등학생들 중 반에서 50명 중 4~10등 하던 학생들(지금으로 따지면 반에서 2등급 초반 정도 되나요?)의 상당수가 위의 미디어가 만든 IT업종의 허상에 빠져 컴공과 가겠다고 지방대 야간까지 기웃거리고, 집안 형편이 안되는 학생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전문대 컴공과(전산과)로 하향지원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당시 인서울 4년제 컴퓨터공학과, 전자계산학과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이렇게 입학지원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느냐는 얘기가 나돌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유한대나 동양공전 등 전문대들은 전화기 제외하곤 고졸이나 마찬가지이고 별 볼일 없는데, 당시에는 이 곳 전문대 야간에 겨우 예비합격해서 입학한 인문계 학생들 다수가 반에서 50명 중 12~15등(요즘 기준으로 3등급이라 하나요?)들이 수두룩 했습니다.
나름 상위 5~15% 든다는 애들이 경쟁률 재수가 없어서 좋지 않은 대학에 가야 했고, 졸업 후에 경력 10년이 넘었는데 시급 4천~8천원 받고 있으니 어이도 없는데, 게다가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들, 공사직원들에게 비인간적인 대우와 괴롭힘, 협박을 받고 일을 하며 살아가니 복장이 터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의 일은 녹록한 것도 아니고 토탈서비스를 지향해야 합니다.
마트 캐셔는 손님이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고, 계산만 하면 됩니다. 손님이 구매한 물건을 봉투에 넣는 것은 손님의 의무입니다.
아파트 경비는 경비만 서지 거주자 개개인의 집까지 1;1방범활동을 해주거나 거주자게에 온 택배를 대신 받아주지 않습니다.
콜센터도 6시 넘으면 전화 안받고, 중국집도 영업시간 마감 가까워오면 주문/배달 안 받습니다.
이와같이 마트 캐셔든 아파트 경비든 콜센터든 중국집이든 '사전에 약정된 시간만큼 정해진 일만' 하면 되는데,
반면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 개발 뿐 아니라 고객응대, 전화업무, 행정업무, 원청사 직원들 눈치기까지 마치 개인전용 계약노예처럼 모든 것을 다 하기를 강요받고 실제로 해야 할 뿐 아니라, 일하는 시간도 정해진 것이 없어서 주말에도 출근해 별을 보며 퇴근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한마디로 '약정위반'이 아주 일상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트 캐셔가 프로그래머처럼 일한다면 아침 9시에 출근해 새벽2시까지 계산업무 하고 다음날 정시출근 해야 하며, 계산업무 뿐 아니라 상품진열계획서 작성, 상품진열, 고객응대, 고객상품 포장, 고객상품 주차장까지 적재 업무를 해야 할 것입니다.
아파트 경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정은 주6일에 일12시간 일하기로 하고 정문 경비업무만 맡기로 해놓고는 주7일에 일16시간 일을 시키고, 아파트 개개 거주자의 경비업무와 문단속 점검, 택배수령 대행업무를 강요하는 등 약정위반을 당하겠지요.
올해 추석이 빠른데 통상 금융권은 추석 때 신규 웹서비스를 런칭합니다.
금융권 개발팀 프로그래머들은 추석에 맞춰서 금융 웹서비스를 런칭하려면 올해 휴가도 없고 어제 광복절도 출근하고 휴일도 나오겠죠. 다른 업종이면 휴가보상급여나 휴일보상급여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IT업종에서는 공채직 제외하곤 단 한푼의 보상도 없이 전부 무료봉사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개발자들도 사람이다보니 쉬고 싶고 반항을 하겠지요.
그러면 대기업과 굴지의 금융회사들은 프로그래머들을 상대로 협박을 합니다. 비상구로 끌고가 담배연기를 얼굴에 뿜어대며 협박을 하기도 하고, 회의실로 들어가 낮은 의자에 주저앉히고 내려다보며 무서운 얼굴과 말로 소리를 질러대며 일을 강요하기도 하고, 상당수 회사들은 계열사 인사시스템에 등록된 프로그래머의신상에 빨간 동그라미를 쳐 놓고 블랙리스트로 등재를 시켜서 밥줄을 막아버리는거죠.
그래서 프로그래머들 더러 땔감이니 노예니 하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S/W개발분야는 고용주와 상위기관들이 프로그래머와 한 약정에 대한 약정위반이 상식이거든요.
그러다보니 기존에 있던 프로그래머들도 제조업 근로자로 이직해버리고, 경력직 프로그래머들은 귀농을 해버리니 프로그래머들이 모잘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땔감과 노예가 부족해지니 기존 S/W개발인력의 처우와 공정거래를 개선하기는 커녕 땔감과 노예의 대량 양산에 돌입하게 되지요. 그래서 생겨난 것이 프로그래머 국비지원 양성학원입니다.
4년제졸 중에 학점 엉망이고 공인영어점수 없어서 답 없는 애들, 고졸들을 땔감과 노예로 양성하려는 시도이지요.
국비지원 양성학원이 학생을 유치하면 두당 얼마씩 나라에게서 유치성과금 명목으로 돈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을 프로그래머로 기업에 땔감과 노예로 팔아먹으면 기업에서 또 얼마의 돈을 받습니다. 그럼 기업은 이 프로그래머들을 더 큰 기업에 두당 300~380만원에 팔아먹고 땔감과 노예들에게는 120~180만원을 줍니다.
21세기형 인신매매라고 볼 수 있지요.
저는 질문자가 좋은 대학 나와서 이런 곳에 자발적으로 인신매매 당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프로그래머라는 것이 아무래도 공과쪽이라다 보니 학벌과는 관계없다고 하는데 학벌이라는 걸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왜 계속 좋은 대학교만을 사람들이 고집하는것이죠?
엄밀히 말하면 '학벌과는 관계가 없다'가 아니라 '진입장벽이 낮고 학벌기준이 비교적 완화되었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임이 정확합니다.
전문대졸/고졸도 할 수 있지만, 체계적이고 제대로 된 회사를 들어가서 합리적인 임금을 받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려면 지잡대라도 나와서 학사는 필히 따야 서류통과 가능합니다.
고등학생이시니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실업계 꼴찌로 졸업 후 나이 34살에 지방4년제 대학 야간 졸업한 경력3년의 인재는 자본금 500억원의 중견기업에 취업할 수 있지만, 인문계 2등급 맞고 졸업 후 인서울 전문대를 졸업한 경력13년의 인재는 취업이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학사자격이 중요합니다.
정부에서 기업에 세제혜택이나 지원금 등의 혜택을 줄 때 임직원 구성에 있어서 학사출신 직원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에게 혜택을 빵빵하게 주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학사출신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꿀직업 1% 프로그래머에 속하려면 4년제 대학 졸업장과 토익점수 800은 필히 최소한의 스펙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지옥직업 97%의 프로그래머들 중에는 일류대 출신들이나 지방국립대 출신들도 다수 존재하지만, 꿀직업 1%의 프로그래머들 중에는 전문대졸/고졸은 절대 없습니다.
굴지의 게임회사인 N*소프트에 경력직으로 들어간 전문대졸/고졸 프로그래머들도 있긴 한데, 그런 회사가 전문대졸/고졸을 뽑아주는 이유는 일이 아주 어렵고 더럽고 휴일 밤낮 없어서 웬만한 사람들을 버티지 못하고 도망나오는 보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졸들에게도 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우선 목표를 서울대/고려대 컴공과쪽으로 노려보고 있는데 프로그래머의 삶이 고되고 힘들어도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외국에 나가서라도 제가 원하는 일은 하고 싶습니다만, 정말 한국의 프로그래머들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것인가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컴퓨터를 매우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제 생각 같아서는 치의예를 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듣지 않으실 것 같아서 그럽니다.
웹사업 창업한답시고 대기업 공채시기 놓치고 파견근로직으로 전전하며 경력 7년차에 연봉 3700도 못받으며 대인기피 증세까지 보이며 미래가 망가진 일류대 출신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 사람들 참 똑똑하고 말 잘하는데 노예로 대우받고 협박을 받으며 살고 있으니 참 안타깝습니다.
제가 창업을 해서 성공한다면 그 사람들을 꼭 영입해 핵심인력으로 두고 싶을 정도로 똑똑하고 말을 잘 했습니다.)
연구/개발이라는 직군은 개발해낸 산물이 내 소유가 되는 일이라면 휴일밤낮없이 잠 안자고 일을 해봄직 하지만, 남의 물건을 개발해주는 일이라면 아예 발을 들이지 않는 것이 정석입니다.
24시간 잠 안자고 일하고, 그 다음날 6시 퇴근하려면 32시간을 연속으로 일하게 되는데,
눈 썩고 위장관 썩고 뼈 썩고, 시어머니 며느리 타박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골병나는 직업입니다.
잠 못자서 비몽사몽하고 손은 떨리는데 개소리 들면서 물건 겨우 개발했는데 소유권은 남이 가져가고 정작 본인은 고작 연봉 쥐꼬리만큼 받고 고용불안에 시달려보세요.
왜 이바닥에 들어왔나 후회 크게 들겁니다.
성취감은 본인 일 할 때에난 느끼는거지, 남의 일 할 때에는 어떻게 하면 편하게 일할지 보신과 안위를 걱정해야 합니다.
어차피 상대는 질문자를 샀으니 어떻게 하면 죽도록 굴려먹을까 고민을 하루종일 하고 있으니까요.
다음의 방안을 제안 드릴테니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의대로 진학해서 S/W개발을 취미로 하는 방안
2) 진로를 S/W개발로 정하되, 처음부터 목표를 국내로 두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정하여 영어회화, 영어작문에 올인하는 방법.
2번은 일단 외국에 나가면 절대 국내로 돌어올 생각을 하시면 안됩니다.
미국에서 인간답게 일하다가 국내 들어와서 박봉에 중노동 할 수도 없거니와 미국에서 인간답게 일하던 사람을 국내 기업들이 노예처럼 부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채용을 꺼려합니다.
어쨌든 국내에서 S/W 개발하겠다는 것은 무조건 말리고 싶습니다.
최소한 국내 S/W개발직은 돈 많은 자본가들의 장난에 놀아나고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등 상대적 권력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삥셔틀과 비슷한 위치에 있기때문에 일단 들어오면 빠져나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만약 질문자가 정말 열심히 하고 능력을 쌓아서 개인재주가 뛰어나 다른 사람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S/W를 개발해 IT서비스 창업을 하려고 해도 개발기간 2~3년간 장비료,서버비용,SMS,결제 연동비용,기본생활비 등 최소 3억은 필요한데, 대기업 공채직이 되거나 조선,정유,금융,자동차회사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이상 중견회사/소기업 소속 프로그래머로는 3억을 10년 안에 모을 방법이 없습니다.
초과근로수당이 없으니 암만 일 많이 하고 성과를 내서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줘도 연봉은 똑같다고 앞서 말씀을 드렸고요.
그리고 프로그래머들은 IT서비스 창업기간은 분명 일을 한 것이지만 공식적으로 경력으로 인정되지 때문에, 프로그래머의 IT서비스 창업시도는 매우 무모한 시도입니다. IT서비스 창업은 돈 있는 자본가들이나 할 수 있는거지요.
답변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추가글4
원문: 네이버 지식인 – 요즘 프로그래머 상황이 얼마나 안좋나요?
Q.
국내 한 IT특성화고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컴공과 희망해서 공부하고 있구요. 수시공부와 함께 IT공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IT시장 특히 게임쪽은 다 모바일로 빠지고 레드오션인건 알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외로 빠지기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섭니다.
그렇다고 국내에 남자니 자신이 불나방 처럼 느껴져서 걱정인데요. 프로그래머 정년이 짧아서 40넘어가면 대부분이 치킨집이나 차린다는게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영 답이없으면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 되고 교직이수나 할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IT업계에서 뛰고계신 분들의 답변 기다립니다.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역시 외국어 빡쎄게 공부해서 타향살이라도 해야할까요?
A.
고졸 프로그래머라...
싼 값에 사서 죽도록 부려먹기 딱 좋은 최고의 먹잇감이로군요.
프로그래머 정년이 반드시 40살은 아닙니다.
멘탈과 체력이 강철이고 두뇌가 잘 돌아가면 환갑에도 일 할 수 있지만, 멘탈과 체력이 약하면 나이30대 중반도 힘듭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프로그래머 하시려면 갑사,을사의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월500시간 이상 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시에는 월400시간, 납기 마감 한 달 남기면 월500시간 일합니다.
그 기간동안 파견근로지의 갑과 을들을 질문자를 개,돼지처럼 부려먹으며 빨리 하라고 다그치고 쉴 세 없이 채찍질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은 40대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하루 15시간의 노동도 버거워지고, 주당 100시간이 넘어가면 두 손 두 발 다 들죠. 집에 처와 자식들이 있는데 가장이 휴일에 일 나가면 처와 자식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냥 방치되는거죠.
식당 웨이트리스나 텔레마케터가 감정노동자이고, 공장노동자가 제조노동자, 간호조무사가 시스템적 노동자라면,
프로그래머는 감정노동 + 제조노동 + 연구/개발 + 시스템적 노동을 전부 하는 토탈노동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면 일단 들어와서 일을 해 보세요.
3년차까지는 제조노동이지만, 4년차부터는 연구/개발이 추가되고, 6년차부터는 시스템적 노동이 추가되고, 10년차가 되면 언제부터인가 감정노동도 추가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고,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직업 중에 일하다 죽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각 부문의 노동을 적당히 하는게 아니라 철저하게 전문적으로 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부리는 입장이나 외부인이 보기에는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기는 직업이니 무척 편해보이겠지요. 그러니까 더 갈구고 일을 산더미처럼 쌓아서 내놓습니다.
질문자께서 월500시간 가까이 일을 하다가 지쳐서 눈은 썩은 동태눈이 되어 있고, 몸 여기 저기가 몽둥이로 얻어맞은 듯한 통증, 양쪽 신장에 붙은 부신에서는 코르티솔과 에피네프린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질문자의 신체를 갉아먹고 있을 때에도 갑과 을 소속 관리자들은 질문자에게 그럴겁니다. '도대체 뭐가 힘들다고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앉아서 하는 일이고 주는 일들도 어렵지 않아보이는데 그렇게 힘든가?', '저 친구는 일을 못하니 밤 새는거야'라며 질문자들을 버러지 보듯 한심스럽게 바라보며 실실 쪼개면서 혀를 찰 것입니다. 그런식으로 사람을 대하고 필요 없다고 내쫓고는 막상 그 자리가 큰 구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치 전용 노예처럼 다시 오라고 해서 부려먹으려고 하지요. 질문자께서 그런 대기업,공공기관 갑과 을들의 패륜적 행태에 질려서 안오면 평생 자기네 그룹 계열사의 일터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는 둥, 직업생명과 밥줄을 끊어버리겠다는 둥 별의 별 협박을 다 해댈 것입니다.
제가 그랬듯이 질문자께서도 결국 그 말을 하는 그들의 입을 톱으로 썰어 찢어버리거나, 독극물이나 폭발물을 제조해 대량학살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각오를 단단히 하시고 이쪽 업종에 입성하셔야 합니다.
프로그래머 고용이 가능한 곳이라고 해봤자, 삼,현,엘,포,현,국가,금융8개사 정도가 전부입니다.
1만개도 안되는 일자리를 놓고 전국의 20만 프로그래머들과 60만 전산인력들이 박 터지게 경쟁을 하고 있지요.
이 대기업들과 국가는 절대 직접고용을 안하니 노예상인들 같은 파견근로업체들을 통해서 프로그래머들을 전쟁 성노예처럼 속여서 강제연행하듯 모집해 데려다 부려먹는겁니다.
그나마 상위 3%의 프로그래머들이 일반사무직 인력들의 10~30%정도 더 받고 나머지 97% 프로그래머들은 개털입니다. 고용불안성은 상위 3%들이 더 심하죠. 적당히 일하면 10개월짜리 프로젝트에 10개월 일하고 해고되지만, 일 잘하고 더 많이 해서 10개월짜리 프로젝트 6개월에 끝내면 그만큼 빨리 해고당하니까요.
나중에 경력이 쌓이면 좀 괜찮아질 것이라고 느끼실지 모르겠으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과장급 이상 넘어가면 프로그램 개발만 하는게 아니라, 기획/제안 + 프로젝트 매니징(PM/PL, 인력관리) + 업무협의 + 프로그램 개발 등 연봉은 고작 200만원 올랐는데 업무량은 기존보다 3~4배씩 마구 쏟아집니다.
이 정도 되면 질문자께서는 그만두고 싶겠지만, 회사는 무척 재미를 많이 보고 있으므로 질문자께서 퇴직을 못하게 회사가 '이전 사업들을 니가 했는데 어디서 무책임하게 사표를 들이미냐?', '이전 사업들 다 책임지고 나가라.'며 퇴직도 못하게 강요를 할 것입니다.
결국 질문자는 일에 지쳐서 그만두게 된다는 뜻입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무능해서 프로그래머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유능해서 착취당하지 않으려고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프로그래머들 상당수가 조부모님 돌아가셨는데 장지도 못가고 회사로 출근하고, 부모님 환갑잔치에 친척들 다 모였는데 본인만 쏙 빠져서 회사로 출근해서 프로그램 개발합니다. 그러다보니 주변인들한테 부모님 생신 등 광혼상제도 안 챙기는 쓰레기로 낙인 찍히는 인재들도 많지요.
능력은 있는데 자기 사업을 할 자본을 모을 길은 요원하고, 직장생활을 하자니 미래도 안보이고, 인간의 도리도 못 지킬 정도로 일량을 강요받고, 일을 하다간 위장병과 허리디스크, 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니 그만두게 됩니다.
치킨집 차리는 프로그래머는 매우 크게 성공한 편이라 대기업 출신들이거나 또는 30대 시절 월500시간을 일하는 강철체력에 날고 기었다는 프로그래머들이 대부분입니다.
치킨집 괜찮게 차리려면 적어도 자본금 1억5천이 필요합니다.
일반 정규직 프로그래머들은 그냥 노동강도가 강한 사무직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월급 수준도 사무직들과 별 차이가 없고요. 월급 많이 받으려면 프로그래머를 하지 말고 대기업에 사무직이나 공무원이 되는게 제일 남는 장사입니다.
'프리랜서'라고 불리는 비정규 임시계약직 프로그래머들이 사무직보다 20~30% 정도의 월급을 더 받긴 하지만 고용이 불안해서 공실이 많습니다. 목돈을 모으려면 꾸준히 월급이 들어와야 하는데, 3개월 바짝 고용돼서 월500시간 가까이 일한 후 병 나거나 지쳐서 1개월 쉬거나 구직기간 2~3개월 공실 생기고, 또 3~6개월짜리 단기 프로젝트 고용되면 시간만 잔뜩 허비하고 남는건 하나도 없지요.
게다가 프로젝트 끝나고 나서는 공짜 전화기술지원과 어떤 경우에는 직접 들어와서 무료A/S를 해달라고 요구를 하니 과거에 했던 프로젝트 뒷따까리 하느라 구직활동을 못 하는 프로그래머들도 많습니다.
잘 끝나도 임금의 전액/일부 체불 때문에 노동청 또는 법원 쫓아다니면서 체불임금 해결하느라 구직활동 못 하는 프로그래머들도 많구요.
프로그래머들이 일은 죽도록 하는데 보상은 일시적이고, 과실은 갑,을들만 따먹고 책임은 전부 프로그래머들에게 따라다니니 상당히 손해를 보지만, 대부분 인문적 소양도 없는 무식하고 아둔한 인간들이 프로그래머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불합리한 환경에서 손해를 본다는 것을 죽었다 깨도 눈치 못 챕니다.
그러니 프로그래머들이 사무직들보다 더 못 벌지요.
과거 도스 시절에 컴퓨터 만지는 사람들은 이름만 들어도 다 안다는 아주 유명하고 유능한 도스쉘 개발자분이 개발직 그만둔 후, 한우전문점 매니저로 일하다가 지금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그 정도로 프로그래머는 치킨집을 차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돈 모으기 어렵습니다.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들은 치킨집 차린게 그저 그런 생활일지 모르지만, 프로그래머들은 치킨집 차렸다면 나름 크게 성공한겁니다.
질문자께서 만약 대기업에 신입으로 입사해 10년을 일하면 3억 정도는 모을테니 치킨집을 차리시겠지만,
중견기업이나 소기업에 신입으로 입사해 10년 일하면 1억조차 모으기 어려울테니 치킨집 창업 보다는 택시기사나 아파트 경비직, 공단제조직 취업을 알아봐야 되겠군요. 차라리 공단제조직이라면 오버타임 초과근로수당이라도 있으니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 보다는 그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머로 경력 10년에 월400~500시간 비인간적인 갑질 당하면서 일하고 월300만원 받아봤자 세금 제하면 270여만원, 단순시급이면 6750원이고, 근로기준법 초과근로수당으로 계산하면 시급 4천원 나오니까 편의점 알바만도 못한 직업이 10년차 경력직 프로그래머지요.
특히 대기업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내려주는 업무지시로 매일 밤 샐 것이고 거역하면 욕 바가지로 먹고 짤릴텐데 환갑까지 하실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함께 일하던 사람들 중에 일류대인 Y대, K대 출신들도 있었는데 저를 비롯해서 전화공포증, 공황장애, 대인기피에 걸려서 30대 중반을 못 넘기고 다 그만뒀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절대 고졸이나 전문대졸로 사회에 나오지 말고 4년제 대학부터 필히 졸업한 후,
그 다음에는 교직이수를 가장 추천드립니다.
교사를 못하시면 영어회화를 배워서 외국으로라도 탈출하세요.
질문자께서 프로그래머로서 대한민국에 남아봤자 대기업들과 대기업 직원들, 공무원들 일을 월400시간 넘게 대신 해주면서 똥오줌 못 가리는 무식쟁이들 기분 맞춰주는 노예 밖에 안 되고 책임은 다 짊어지지만, 성과는 그네들이 다 독식합니다.
제가 28살에 외국으로 갈 기회가 생겼는데, 결혼은 한국여자와 하자는 생각으로 국내에 남은게 지금도 손에 꼽을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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